데이터 해석은 어렵다. 한참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는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고객은 데이터 수집에만 집착했고, 사소한 버튼 클릭부터 푸터 영역에 있는 정보보호 담당자의 이메일 클릭 수까지 모두 기록하려 했다. 하지만 정작 활용하는 지표는 전체 방문수의 등락뿐이었다. 엄청난 데이터를 수집하고도, 결국 "어제보다 방문수가 늘었는가, 줄었는가" 같은 단순한 보고 자료로만 활용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약 10년 전에는 이 부분에 대해 참 많은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이유가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뒷받침할 근거 자료를 찾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데이터를 깊이 들여다보다가 특정한 사용자 행태를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인지.
정답은 없었다. 한참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그 때는 "어차피 분석은 본인이 유리한 주장을 펼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면서, "첫 번째 방식은 건강하지 못한 접근이고, 두 번째 방식이야말로 올바른 분석이다"라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틀린 생각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두 방식 모두 맞는 것 같다. 어떤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를 검증하는 것도 분석이며, 데이터를 깊이 파고들다 특정한 패턴을 발견하는 것도 분석이다.
1.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뒷바침할 근거 자료를 찾은 예시
(1) 예전에 인도와 영국에서 DV360과 CM360(당시에는 Campaign Manager) 광고 캠페인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인도에서는 광고 효율이 매우 높았지만, 영국에서는 기대보다 낮은 성과를 보였다. 그래서 데이터를 분석해 원인을 찾기로 했다. 마침 고객이 ADH(Ads Data Hub)를 도입하면서, 이를 활용해 광고 효율성을 측정을 요청하였다. ADH를 통해 노출 빈도별 전환율을 분석했고, 이 경험을 통해 사용자당 최적의 광고 노출 횟수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후 캠페인 운영에 이를 적용했다.
(2) 또한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In-Market(구매 의향이 있는 사용자 그룹)과 Affinity(관심 기반 사용자 그룹)로 타겟을 구분하여 각 그룹별 검색 전환율을 비교해봤다. 결과적으로, In-Market 그룹의 전환율이 Affinity 그룹보다 높았으며, 특히 광고 노출이 2~3회일 때 검색 전환이 도달 수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노출 횟수가 9회를 넘어서면 전환율이 감소하는 패턴도 발견했다. 이 분석을 기반으로 캠페인에서 광고 노출 빈도를 제한하는 전략을 도입했고,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데이터 분석은 단순한 보고용 자료가 아니라, 비즈니스 목표 중 하나인 광고 최적화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도출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2. 데이터를 깊이 들여보다가 특정한 사용자 행태를 발견함: 과거에 한 고객사의 이커머스 웹사이트 데이터를 분석한 적이 있었다. 해당 고객은 기존 보고서에서는 주로 일일 방문자 수, 전환율, 평균 세션 시간 같은 기본적인 지표만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구매율이 예상보다 많이 낮았고, 고객사는 마케팅 채널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데이터를 더 깊이 들여다보니, 구매 단계에서 유독 결제 시작 페이지에서 이탈하는 사용자가 많았다.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니, 특정 결제 방식 (카드, 계좌이체, 간편결제) 선택 비율이 사용자 유형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 사용자의 경우 계좌이체를 시도했다가 이탈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다. 이를 테스트해본 결과, 모바일 환경에서는 계좌이체 선택 시 추가적인 본인 인증 단계를 거쳐야 했고, 이 과정이 복잡해 이탈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 발견을 토대로, 결제 UI를 개선하고 모바일에서는 계좌이체 대신 간편결제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도록 수정했다. 그 결과, 장바구니 단계에서의 이탈률이 감소했고, 최종 구매 전환율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이 사례처럼, 데이터를 깊이 들여다보면서 단순한 마케팅 효과 분석이 아닌 사용자의 실제 행동 패턴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한 분석 방법 중 하나다.
위의 1, 2 방법도 있지만, 요즘에는 AI 를 활용해서 사용자 패턴을 감지하기도 한다.
그럼 데이터 분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나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라고 답할 것이다.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다름없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연히 어떤 패턴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비즈니스 목표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결코 의미 있는 분석이 될 수 없다.
회사의, 그리고 본인의 비즈니스를 늘 염두에 두고 데이터를 해석해보시라. 분명 어떻게든 의미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