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타고난 재주가 하나 있다.
바로 능력자를 찾는 것이다.
연습해서 익힌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잘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이 능력이 있다고 느꼈던 건, 대학생 때 참여한 공공 프로젝트에서였다.
예산 문제로 인해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나는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서 합류했다.
사회생활 초년생이었고, 이미 많이 진행된 프로젝트의 코드를 보고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 사무실에서 유독 남다른 존재감을 가진 분이 계셨다.
어느 조직에서나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눈에 띄려는 사람과, 눈에 띄지 않으려는 사람.
그분은 확실히 후자였다.
그분은 가방 없이 출퇴근했고, 퇴근할 때는 화장실 가는 척 자연스럽게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나는 정말 그분이 화장실에 가신 줄 알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 퇴근하신 걸 알고 허탈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일에서는 감출 수 없는 실력이 있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그분이 손대면 해결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자주 도움을 요청했고, 그럴 때마다 그는 늘 가볍게 해결책을 주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다른 사람들도 그를 찾기 시작했다. 조용히 있던 숨어 계셨던 분이 만인의 해결사가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용히 지내고 싶었던 그분에게 폐를 끼친 것도 같다.
그렇게 나는 여러 조직에서 숨은 보물 같은 사람들을 발견해왔다.
그리고 지금의 조직에서도 또 한 명의 그런 동료를 찾았다.
약 1년 전, 단순히 내가 관심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팀이라는 이유로 연락을 했던 Javier.
그 후로 나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나에게 테크니컬한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고, 그때마다 늘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다만, 그가 있는 지역이 내가 있는 곳과 달라서인지, 아직도 그는 많은 동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솔직히, 내 욕심 같아선 그가 당분간은 계속 숨은 보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그의 지식을 더 전수받을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능력이 있어서 이런 사람들을 알아본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미 빛나는 사람들이고, 나는 그 존재를 좀 더 주목한 것 같다.
진짜 실력자는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묵묵히 조직이 잘 굴러가도록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된다.